이 이야기는 나의 인생 여정 가운데 2011년 6월 23일 부터 35일 동안의 순례자의 길 사진과 글을 정리한 내용이다.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서 시간의 단절이 있겠지만 그래도 한번은 정리를 해야하지 않을까? 그 시절 유독 가난했던 시절 갑자기 떠난 그 시절의 여행을 지금도 아주 조금 생각이 난다. 그리고 준비하지 않은 여행이라 아무리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도 사진이 좀 감동이 없다. 출발하면서 바로 잃어버린 외장하드 그리고 간간이 적기는 했지만 너무도 부족한 글 그래도 그글을 토대로 나의 순례자 길을 더듬어 봐야겠다.
나를 그 곳에 가자고 한 나의 스폰서가 있다. 본인은 준비를 잘 했는데 나는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사는게 너무 퍽퍽해서 아무런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돌파구를 찾아도 보이지도 않았다.
일은 열심히 하는데 돈은 오지 않는 그 길에 매일매일 사는 것이 얼마나 무섭고 어려운지 아는가?
사람들의 모임에 가면(주로 가족동반) 나를 제외한 모든 아빠들이 다 잘나간다. 돈을 아주 잘번다. 그들 사이에 나는 나 스스로 초라하다. 그런데 초라할 수가 없다. 아이들을 생각하면 초라해선 안된다. 그때 우리 아이들은 지인들의 것을 물려받으며 살았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도 다들 그렇게 살았다. 이렇게 적으니까 무슨 70년대 이야기 같다. 하지만 이게 90년 2000년의 우리 가정의 이야기다.
지금도 그렇지만 가슴에 품고 있는 아직도 다 흘리지 못한 눈물이 있다. 참고 사느라 가슴의 눈물이 뭔지도 모른다. 그런데 가끔은 그냥 눈물이 흐른다. 나 스스로도 알지 못한다. 그냥 눈물이 흐르고 참고 지내온 시간이 길어서 그냥 눈물을 흘린다. 지금 눈물을 흘린다는건 그래도 그때보다는 조금 여유가 생겼다는 증거다. 조금은 숨쉴만 하다는 것이다.
오래 시간 숨쉴수가 없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길이 보이지 않았고 힘을 다하고 힘을 다해도 되지 않았다. 그게 무엇이든...
그런 우리 가정이지만 아내가 이래저래 찾아서 예쁜 집에서 지내보기도 했고 아이들이 자연속에서 강아지와 함께 뛰어놀면 행복하게 지냈던거 같다. 불안한 마음에 가끔 물어봤다.
우리가 가난하다고 생각하니?
아이들은 자기네들은 가난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단다. 다행이다. 참 없이 살았는데... 늘 미안했는데...
그래도 내가 가진게 부족했지만 아이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건 좋은 건 아니라도 해주고 싶은건 해 줬는데 부족햇을 것이다. 가게에 가서 아이들이 과자를 집어도 엄마 아빠가 머리를 흔들면 바로 내려 놓는 아이들이었다. 그렇다고 과자를 않사준건 아니다. 과자를 먹는게 아이들에게, 그리고 나에게도 좋지 않았기 때문에 못먹게 한 것이다. 그런데 잘 따라주었다.
산티아고 여행 글을 적기 전에 먼저 실컷 울고 글을 적으려나...
개인적으로 복잡하고 추운 이런 시절에 내가 갑자기 산티아고로 한달을 떠나게 되었답니다.
한 달 동안 수입도 없이 말입니다.
갔다오면 뭔가 이런걸 해보자는 스폰서의 제안과 내가 업그레이드 되기를 바라는 아내의 격려로 가게 되었다.
아내가 조금이라도 반대를 했으면 가지 못했을 길이다.
그리고 2023년 6월 6일 - 29일 나의 두 딸이 거기를 다녀왔습니다.
2011년 7월 19일 만들어놨던 흔적도 찾아 보고 왔습니다.
당시 함께했던 나를 그 곳에 가자고 했던 지인의 마음의 소원을 담은 돌 글입니다. 늘 궁금했었어요. 이번에 가서 아이들이 찾아 왔습니다. 영상 통화를 하면서 예전의 사진을 보내 주고 현지에선 그 사진을 근거로 찾았어요. 10년 세월 동안 비바람에 뭉게진 흔적을 봅니다. 그 지인의 글이고 소원이지만 저의 기억이기도 하죠. 돌을 주워주고 사진을 담아 왔으니...